메아리 저널

누가 늙은 걸까

오늘 기숙사에 다시 돌아 왔다. 나만 쓰는 방이라서 좋아하고 있었더니 아직 안 나간 선배님과 그동안 쌓인 엄청난 쓰레기들 때문에 엄청나게 당황스럽더라. -_-;;; 뭐 이건 대충 정리하면 될테니 문제는 없고.

아무튼 오늘 기숙사에 올라 가면서 겪은 얘기다. 수업 교재로 쓰는 책들을 몇 권 사서 길을 가고 있는데 뭔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 가고 있길래 뭔가 싶어서 그냥 무리 옆에서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어떤 사람이 말을 건다.

누군가: (내가 들고 있는 책 봉지를 보고) "어 그 책 여기 서점에서 산 거냐?"
토끼군: (어라 웬 반말? 내가 아는 사람인가? 에라 모르겠다) "...네."

갑자기 반말로 물어 보길래 잠시 당황해서 존대를 썼는데, 정신을 좀 차리고 보니 사람들이 명찰을 달고 있길래 뭔가 행사가 있다 싶었다. 그래서 좀 더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 다시 물어 봤다.

토끼군: "저기 말인데요, 여기 어디죠?"
누군가: (처음에 뭔 말인지 못 알아 듣다가) "아 수학. 혹시 과학 쪽에서 왔냐?"

이 쯤 되면 웬만한 카이스트 사람들은 이 인간들이 영재 캠프(즉, 모두 고등학생)때문에 왔다는 걸 대충 눈치챌 수 있으리라. 그래서 쐐기를 박아 줄 겸 한 마디를 했다.

토끼군: "아, 영재캠프?"
누군가: "응."
토끼군: "..음 그런데, 저는 학부생이거든요? -_-;"
누군가: (당황해서) "-_-;;;;;;;;;;"

뭐 이 정도야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니까 뭐 그렇다 쳐도, 저 쪽에서 내가 학부생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 한 게 더 신기할 따름이다. 개인적으로 내 얼굴이 좀 삭았다고-_-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좀 어리게 보이는 걸까, 아니면 요즘 고등학생들은 다 얼굴 삭은 건가? :S

이 글은 본래 http://tokigun.net/blog/entry.php?blogid=38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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