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지워야 산다

BOF2006이라고 일본에서 매해 열리는 bms 쪽의 커다란 행사가 있다. 여기서 나온 곡들을 한 번 해 보려고 받고 있었는데... 원래 bms 파일이 압축 안 된 wav 파일과 bmp 파일들과 함께 배포되기 때문에 꽤 크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작년보다 거의 두 배는 될 듯한 규모 덕분에 다 받고 나니 용량이 무려 3.6GB. -_-; (어떤 건 210MB짜리도 있음)

덕분에 원래 모자랐던 노트북 하드디스크의 파일들을 정리하느라 힘 좀 뺐다. 생각해 보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 중에는 길게 잡아서 1996년에 처음 컴퓨터를 샀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 한때는 애니메이션만 잔뜩 모으다가 하드디스크가 차서 이리 저리 백업하기도 했고, 지금은 60GB 하드디스크의 1/2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음악 파일이 가장 큰 문제이다.

물론 하드디스크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1이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쓰지도 않는 쓸데 없는 걸 보관해 놓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이다. 그냥 미련 없이 지금 안 쓰는 걸 지울 수도 있겠지만, 음악 파일 같은 건 지금 안 쓴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들을 것 같아서 계속 남겨 두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하드디스크에는 쓸데 없는 파일이 쌓여간다. :(

예전에 그런 이유로 음악 파일 10GB 정도를 지운 적이 있었다. 꽤 아깝긴 했지만, 내가 안 들을 법한 것과 정리가 전혀 안 되어 있는 것들을 지우고 정리한 것이다. 이런 정리 작업을 할 때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 냉정하게 정말 사용할 일이 없는 것, 그리고 큰 노력 없이 바로 구할 수 있는 것은 미련을 버리고 떨쳐 내야 한다.

일단은 용량이 큰 파일 중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만 지웠지만 언제 하드디스크가 찰지 모르니 대비는 해야 겠다. 아직 나한테는, 지움의 미학을 알고 실천할 용기는 없는 것 같다.

덤: 사족이긴 하지만 bms를 받아 놓고 보니 리듬잇이 ogg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다. 다시 받아야 하네 orz


  1. 데스크탑이 없으니 노트북에 의존하게 되고, 시디 같은 걸 별로 쓰지 않으니 결국 노트북 하드디스크가 주 저장 장치가 됨

이 글은 본래 http://lifthrasiir.tistory.com/15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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