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왜 댓글을 없앴는가?

사실 블로그같지도 않지만 이 블로그에는 댓글이 없습니다. (트랙백도 없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건 아직 안 만들어서 그런 거고 차차 만들 겁니다...) 구현하기 참 귀찮고 스팸 몰려 오는 게 싫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거 말고도 일부러 지운 이유가 있습니다.

댓글의 폐해를 없애면서도 댓글의 역할을 다른 것들로 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은 매우 비용이 낮은 통신 수단입니다. 오는 사람은 그냥 댓글 창에다가 한 두 마디 휘갈기면 끝이지만, 휘갈긴 댓글을 보는 주인 입장에서는 짜증나거든요. 제가 이런 상황을 한 두 번 겪은 것도 아닌데 뭐 알 사람은 다 알 상황일 겁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는 댓글이 없습니다. 사실 저랑 연락하거나 얘기를 하는 방법은 딱히 공개가 안 되어 있다 뿐이지 IRC도 있고 MSN도 있고 전화도 있고 여러 가지 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좀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조금 더 정제되고 차분한 소통 수단인 트랙백도 만들 겁니다. 이런 조치가 저에게 전달되는 진짜 의견의 양을 심각하게 줄이진 않으리라 봅니다.

댓글이 없다는 건 좀 더 긴 글을 제 맘대로 써 제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좀 더 폐쇄된 공간에서 좀 더 폐쇄된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이라는 걸 이제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 사교성이 부족하다고요? 아 뭐 제가 사교성 부족했던 건 한 두 해 일도 아니고, 넘친다면 모를까 심각하게 부족한 건 더더욱 아닙니다요. 뭐 딴지야 계속 들어 오겠지만 딴지의 양이 줄어서 제가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면 저로선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종류의 독설 비스무리한 게 자주 올라 올 겁니다. 이 블로그를 구독하실 분께서는 참고하셔서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해 주세요.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7/08/why-no-comment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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