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중간고사 끗

시험 치는 기분은 별로 안 들었지만 중간고사가 끝났다. 다섯 과목을 듣는데 하나는 숙제로 중간고사를 대신하고 네 과목을 봤다.

확률과 통계는 토요일 아침 9시라는 극악의 시험 시간 때문에 고생했다. 아무래도 교수님의 특성상 증명 문제가 많이 나올 것 같아서 모든 확률 분포에 대한 기대값 및 분산 계산하는 과정을 다 외우고 들어 갔는데 의외로 계산하는 문제가 많이 나와서 당황. 뭐 거의 다 제대로 풀고 나왔다.

수요일에 본 전산논리학 개론은 이번 시험 기간동안 가장 많이 공부한 과목이다. 흥미도 있고 해서 수업 시간에 자지 않고 듣긴 들었는데, 정작 책을 보면서 공부하려니 기억이 안 나서 환장할 거 같았다. 게다가 시험 답안을 작성해 놓고 보니까 아홉 문제에 답이 여섯 장이 나와서 도대체 이걸 두 시간 안에 어떻게 풀라고 발악을 했던 기억이 난다.

목요일 아침에는 컴퓨터 윤리와 사회 문제 시험을 봤다. 이 과목은 말이 전공이지 실제로는 교양이라서 슬라이드가 무진장 많은데, 아침에 일어나서 컴윤리는 안 보고 운영체제만 공부하다가 90장에 이르는 슬라이드를 출력해서 시험 시간에 봤다. (이 과목은 오픈북이다. 그리고 90장이라곤 했지만 한 장에 4개 또는 6개의 슬라이드를 겹쳐서 찍은 것이다.) 그 결과 시험 공부를 하나도 안 하고 시험 시간에 슬라이드를 검색-_-해 가면서 답을 적어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비슷했으리라 생각한다.

시험이 끝나고 밥을 먹은 뒤 좀 쉬어야지 하고 생각하며 과 컴퓨터실에서 잠을 잤는데, 깨어나서 보니까 운영체제 시험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이다. -_-;;;; 잠을 반쯤 깬 상태로 시험을 보러 가니 아직 문제지를 출력하지 못 해서 20분 늦게 시작한다고 해서 그 동안 슬라이드를 다시 본 뒤에 시험을 쳤는데, 첫 문제에 "카이스트 신입생이 성적에 따라 내야 하는 등록금은?"이 나와서 사람들이 아주 뒤집어졌다. (보아하니 옛날부터 이어온 전통인 듯) 나머지 문제들은 뭐 풀만했지만 일부는 답이 애매하기도 하고 의문의 여지가 있는 것도 있어서 성적이 어떻게 나올 지 꽤 불안하다.

뭐 이렇게 써 놓고 보니 중간고사 공부도 안 하고 잘도 봤구만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하여튼 주말엔 좀 쉬자. 저번주부터 일정에 치여서 죽을 맛이다.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7/10/midterm-exam-is-over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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