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조용하게

조용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학기 초에 별 희한한 잡짓을 한다고 난리를 치던 거랑 비교하면 정말로 조용한 것이다. (그 증거로 내가 IRC에서 얼마나 말을 적게 하는지 확인해 보라.)

어쩌면 나는 소소한 일상을 바라는 걸지도 모르겠다. 친구들은 나한테 일종의 넘치는 포쓰가 있어서 평범하게 살기는 글렀다고 하고, 나도 거기에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정신없게 살기는 싫단 말이다. 정신없이 산 후에 그 동안 했던 일들이 반쯤 삽질이라는 걸 깨닫고 나면 참 맘이 착잡해지곤 하니.

누가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소통의 욕구 때문이라고 했는데, 주인장이 이 모양이니 블로그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만무하다. (같은 이유로 미투데이, 플레이톡 등의 한 줄 블로그 서비스도 쥐쥐.) 내 천성인 귀차니즘은 어쩌면 바깥 세상에 대해 조용하게 나를 흘러가게 하려 만들어진 걸지도.


지금 듣고 있는 곡은 ESTi의 Supercruiser. 절대 조용한 음악은 아니지만 사운드가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라서 이럴 때 들으면 잠은 깨고 느낌은 안 깨는 데 좋다.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7/10/silently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rev 797ba6fb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