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떡밥은 떡밥일 뿐

무규칙 이종블로그의 떡밥에 낚인 인간들이 왜 이리 많나 싶더니만 이건 아주 주인도 무시한채 열심히 퍼덕이고 있더란다. 뭐 내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단지 이것만은 알아 두면 좋다.

디씨에서의 싸움은 장애인 올림픽과 같다. 이기든 지든 하여간 병신1이다.

비단 디씨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서로 다른 기반을 가지고 있는 두 무리끼리 이성적으로 (만약 이성적이라는 말을 정의할 수나 있으면) 대화할 수 있단 말인가? 서로의 주장을 살펴 볼 생각도 없으면 그냥 서로 신경을 끄면 간단한 일이다. 아, 간단하다고 말하긴 했지만 지금까지의 역사를 살펴 보면 둘 다 그다지 신경을 끄려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이니 이건 매우 어려운 문제일 지도 모른다.

내 생각은 간단하다. 통합이 불가능할 정도로 서로 양립하는 두 생각을 가진 집단이 있으면, 두 집단은 최대한 분리되어야 한다. 두 집단의 생각이 어떤 형태로든 일정한 결론으로 도달할 가능성조차 없다면, 두 무리 사이의 충돌은 사회에 어떤 이득도 없으니 자제되는 편이 낫다. 두 집단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와는 상관 없다. 위의 예에서 벗어나서 일반화시켜 생각하면, 두 집단이 갖고 있는 생각 중 어느 쪽이 (전체 구성원을 위해) "바람직"한지, 내지는 어떤 "결론"이 필요한 지는 한 쪽의 생각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서로 그렇노라고 주장은 하겠지만 제 3자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결론이지 논쟁이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낳을 수 없는 논쟁은, 없느니만 못하다.2

다만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불완전함은 그런 "분리"조차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건 참 어려운 딜레마, 아니 어쩌면 신—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던져 준 "떡밥"일지도 모르겠다.


  1. 여기서 병신이라는 낱말은 표현을 극적으로 만들게 사용되었을 뿐 장애인들에 대한 비하가 아님을 미리 밝혀 둔다. 나는 단지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문구를 가져 왔을 뿐이다.

  2.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논쟁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 자체도 사실 어렵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기독교인 대 비기독교인 논쟁이 그다지 쉽게 봉합될만한 문제가 아님은 동의할 것이다. 서로 쌈질하는 사람들 빼고.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8/03/fishing-is-just-a-fishing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rev 797ba6fb3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