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돌아온 lifthrasiir

부재 공고를 굳이 보지 않았더라도 아는 사람들은 내가 2주간 모든 활동을 접었던 이유를 알 것이다. 하도 열심히 떠들고 다녀서 알 사람은 다 알 것이었는데… 하여간 그래도 여기에 써 놓긴 해야지.

모종의 이유1로 병원에 2주 가까이 입원해 있었다. 전체적으로 수술 결과는 모두 성공적이며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고 있지만, 5월 초에 최종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요양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병가를 한 달 잡아 놓고 쉬고 있다. (회사 분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이 검사 날짜가 애매하게 나와서 열흘 정도 병가를 더 늘려야 할 지도 모름…)

개인적으로는 병원에 처음 입원한 것이었는데, 예정한 것보다 약간 빠르게 퇴원을 하긴 했지만 다시 들어 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병원은 힘들었다. 시설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병원에서 의례 하는 일들이 보통 사람들한테는 은근히 귀찮고 힘든 것들이라 그렇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서 병원에서는 보통 저녁 10시에 자고 새벽 6시에 일어나는데, 그 동안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지만 잠이 겨우 들라 치면 간호사가 깨워서 검사를 하고 사라진다거나 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내가 10시간 자야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자주 그래 왔는데 연속으로 세 시간 정도 밖에 잘 수 없으니 낮에도 피곤하더라.

또한 병원은 쓸데 없이 지루한 장소이기도 하다. 시간이 없어서 못 맡겼던 노트북을 입원하는 동안 A/S 보내 놓았는데, 그 노트북이 있었더라도 상당히 지루했을 거라 생각한다. (인터넷이 안 될테니) 어느 정도 몸 상태가 나아진 이후로는 공용 컴퓨터를 한 시간씩 점유하면서 이리 저리 할 일들을 했지만 그래도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이럴까봐 책도 꽤 많이 가져 왔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던 내 집중력 덕분에 하루에 천쪽에 가까운 책들을 독파해 버려서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었다. 나중에는 여기 저기서 주간지들을 긁어 모아서 봤을 정도였다. 그다지 활자 중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인터넷 덕분에 활자를 볼 일이 많으니 의식하지 못 했던 것 같다. -_-;

하여간 퇴원한 지는 며칠 되었고… 그 동안 쌓여 있던 것들은 메아리 재디자인과 이것 저것들로 채워 놓았으니 (눈치채셨는가? 바로 오늘 메아리 디자인을 싸그리 교체했다. 아직 고칠 건 많지만 이 정도로도 쓸만하다;) 슬슬 블로그를 재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서 그냥 써 봤다. 애초에 블로그를 그다지 안 써서 기대할 게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메아리 리뉴얼이 구체화되면 좀 더 활성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기대를 접진 말아 주시길.;

참고: 아직 바깥에 놀러 나갈 만한 몸 상태는 아니다. 요양 기간동안 여기 저기 다녀 올 계획은 있지만 대부분은 통원 치료나 민원 처리 등을 위해서 나가는 거라서… 정모 등은 아직 시기상조.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8/04/came-back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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