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새로운 소수 발견

어째 이글루스에 여기에 관련된 글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 써 넣음.

어제(정확히는 현지 시각으로 어제고 오늘 새벽임) GIMPS가 새로 (알려진) 가장 큰 소수를 두 개나(!) 발견했다는 대단한 뉴스를 발표했다. 문제의 두 소수는 243112609-1과 237156667-1로 앞의 것이 1297만 8189자리, 뒤의 것이 1118만 5272자리이다. 큰 걸 앞에 썼는데 왜냐하면 앞의 것이 먼저 발견된 뒤 14일만에 뒤의 것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알려진 가장 큰 소수는 2006년에 발견되었고, 그 전 것은 2005년이니까 평균 1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하니 아주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이 새로운 소수가 중요한 것은 처음으로 1000만자리를 넘는 소수가 알려졌다는 것이다. 뭐 수학적으로 큰 의미는 없긴 한데, EFF가 소수 발견에 걸어 놓은 상금 때문에 천만자리라는 그 milestone이 중요해진 셈이다. EFF는 백만자리 이상의 소수 발견에 5만불, 천만자리는 10만불, 1억자리는 15만불, 10억자리는 25만불을 상금으로 내 걸고 있다. 물론 확률적인 방법 -- 이게 소수일 확률이 99.9999% 이상 같은 류의 -- 은 불가능하고 이게 왜 소수인지에 대한 증명을 포함해야 한다. 2N-1 꼴의 소수(메르센 소수)는 이걸 증명하기 쉬운 편이기 때문에 GIMPS 같은 데서 많이 테스트한다.

하여간 첫번째 소수를 발견한 사람은 10만달러의 상금의 일부(GIMPS가 상금의 1/4를 기부하고 다른 1/4는 쪼개서 백만자리 이상의 소수를 발견한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5만달러)를 받게 되었다. 땡잡은 셈이다. 졸라 아까운 것은 두번째 소수를 발견한 사람인데 이 사람은 규칙에 따라 5만달러는 못 받게 된다. GIMPS의 상금 규칙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이 사람은 1999년 9월부터 첫번째 소수의 발견 사이에 소수를 발견하지 못 했기 때문에 상금을 아예 못 나눠 받게 되는데, 아마 내 생각에는 그래도 나눠 주지 않을까(...) 싶다. 만약 나눠 준다면 할당된 2만달러를 일곱명이 나눠 가지니 2857달러를 받게 될 것이다.

아마 이 소식을 듣고 가장 가슴아파(?)할 사람들은 Seventeen or Bust 쪽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귀찮으니 생략하고, 하여간 얘네도 큰 소수를 찾고 있는데 이 가능한 소수의 갯수라는 게 한정되어 있고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원래 17개였고, 그 중 11개가 소수로 확인되었으며 나머지 여섯 개는 아직 안 풀렸다.) 천만자리 상금이 끝나 버렸으니 1억자리 상금을 노리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게 아닌가 싶다.

하여간 최근 한 달 사이에 별 일이 다 일어나니 흥미롭다. TNC는 구글에 인수되고 새 메르센 소수가 두개씩이나 발견되며 LHC가 가동을 시작하고 리먼은 부도 났고... (응?) 나는 왜 회사에서 이러고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좀 든다. 윽.

이 글은 본래 http://arachneng.egloos.com/837182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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