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괴혼온라인 FGT 3일차 후기, 마지막

첫째 날, 둘째 날, 셋째 날 1부2부까지 거쳐 이제 마지막 3부에 다다랐다. 대학교 다니면서 하룻밤에 열 네쪽짜리 리포트를 급조해서 A 맞은 기억이 있긴 하지만 역시 글을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닌 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스크린샷 보너스: 싱글 플레이

서울 맵과 멀티 플레이만 스크린샷이 있으니 찍어 둔 것이 아까워서 자세한 내용은 대강 생략한 채 이미지만 올려 보기로 했다. 이거 설명하기 시작하면 날 샐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방 맵(빨리, 4분간 5cm에서 15cm로). 원작 맵과 같으므로 그냥 굴리면 된다.

태풍의 눈 맵(빨리, 3분 30초간 1.5m에서 3m로). 무슨 물 속에서 굴리는 기분이 드는데 실제로 물 속이다; 현재 시점에서 먹을 수 있는 가장 큰 물건을 알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산호, 다음에는 노란 뭉치(뭐라 부르는지 모름), 그 다음에는 보랏빛 뭉치를 먹을 수 있게 된다. 각 물건 별로 충분한 수량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긴 어렵지 않다.

방에서 마을 맵(빨리, 4분간 5cm에서 20cm + 추가 4분간 40cm까지). 원작과 같으므로 어렵지 않다. 20cm까지 굴리는 것은 방 맵과 동일하고, 그 뒤로는 돗자리에 펼쳐진 물건을 먹어서 30cm 정도까지 늘린 뒤 여기 저기서 마저 먹으면 된다. 열번째 그림은 로딩이 끝난 뒤 바로 찍은 것인데 시점이 완전히 바뀐 것을 볼 수 있다.

장난감 방 맵(빨리, 4분간 5cm에서 20cm까지). 원작과 같은 맵이지만 다른 목표이다. 보통 과자(두번째와 세번째 그림)를 순서대로 먹고 풀 등의 문방구를 먹는 순서로 가는 게 보편적인 듯.

캠프 맵(특정, 5분 안에 장작불 붙이기). 원작과 같은 맵이며 느려터진(...) 초기 연출을 볼 수 있다. 일반적인 공략법은 원작을 해 봤으면 알 것이고 안 해 봤다면 적절한 크기의 물건들이 모인 곳을 잘 찾아 보라(...)는 조언 밖에 할 수 없겠다. 한 가지 차이점은 원작에서는 덩어리가 물에 닿으면 망하지만 이건 안 꺼진다.

소 맵(특정, 5분 안에 딸기소 붙이기). 원작과 맵만 같고 구성이나 목표는 완전히 다르다. 크기를 가늠하기가 상당히 힘든데, 거의 4~5m 정도까지 커져야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주변에 수풀을 많이 뜯어 먹는 게 크기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꽃밭 맵(특정, 3분 안에 꽃 567송이 붙이기). 원작과 같고 널린게 꽃이니 그냥 굴리면 된다. 졸라 쉽다.

동물원 맵(특정, 5분 안에 동물 100마리 붙이기). 원작과 동일한 맵이다. 어느 정도 연습이 필요하며, 원작을 해 본 사람은 동물 옷 입은 사람 먹어도 숫자가 안 느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는 원숭이 우리와 그 주변의 동물을 대부분 먹으면 40여마리, 언덕과 연못을 뒤지면 20~30여마리, 수영장에서 나머지 30마리를 채우는 방법을 썼다. 사파리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빠듯하고 먹을만한 것도 많지 않다.

불난 오피스텔 맵(특정, 5분 안에 1000도에서 5000도 만들기). 처음 하면 꽤 어렵고, 위의 사진도 두어 번 망해서 두 번의 플레이에서 나눠 촬영한 것이다. 처음에 헤어 드라이기를 붙일 수 있을 정도로 키우는 게 관건이며 그 뒤로는 불덩이(다섯째 그림 참고)를 먹어 치우고 계단 위로 향해 마저 온도를 채웠다.

대저택 맵(특정, 6분 안에 1000원;에서 1700만원 모으기). 요령만 알면 쉽다. 첫 방(세번째 그림까지)에서 100만원대를, 두번째 방(네번째 그림)에서 400만원대를, 피아노가 있는 공간(일곱·여덟째 그림)에서 900만원대를, 주방(열째 그림)에서 1200만원대를, 할머니가 있는 방(열한째 그림 이후)에서 나머지를 채우는 전략을 썼다. 뭐 사람들마다 순서나 방법은 다를 것이다.

그리고 덤으로 도쿄 맵도...

먼저 4분 30초동안 20cm 덩어리를 80cm로 만들어야 한다. 보통 적절한 경로로 40cm를 먹으면 그 뒤는 수월하다. 나무 상자나 먹물통, 물감통 같이 널려 있는 물건들을 잘 먹어 치우자.

그 다음 4분동안 5m까지 키워야 하는데, 처음 하면 어떻게 가야 할지 좀 헷갈린다. 내가 최종적으로 확립한 경로는 먼저 왼쪽의 집 마당(첫번째·두번째 그림)에서 1.05m까지 키우고, 세번째 그림에서 보이는 연등, 쓰레기 봉투 등을 한꺼번에 먹어 1.4m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그 뒤 사람들을 먹고(다섯번째 그림) 2.3~2.5m 근방에서 자전거를 먹은 뒤 맨 처음 집마당의 울타리를 뜯어(...) 먹으면(일곱번째 그림) 대략 3m 안팎이 되는데, 이 때까지의 시간을 잘 조절했다면 그 뒤로 먹을 것은 많다.

이제 3분 30초동안 14m까지 키운다. 사실 이건 공략 필요 없고 그냥 보이는 대로 적절히 먹으면 되는데, 참고로 처음에 먹을 수 있는 건물들은 약간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습관을 기르자.

마지막으로 3분 30초동안 100m까지 키우는데, 비율에 비해 먹을 건물들이 매우 많으므로 그냥 안심하고 굴려도 된다. 80m 정도가 되면 원래 위치에서 먹을 수 있는 건물들이 거의 사라지는데 이 때 산 중턱에 있는 건물들(여덟째 그림)을 공략하면 어렵지 않게 100m가 완성된다.

사족들

테스트 기간동안 두 차례(였나?)의 패치가 있었는데 이로 인해 고쳐진 것이 좀 있다. 일단 비스타에서 안 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나는 비스타가 없으므로; 모르겠고, 처음에 지적했던 태풍의 눈 아바마마 대사는 많이 고쳐졌다. (카메라 워크도 짧아졌다. 근데 캠프는 안 바뀌었다;;;) 아이템이 겹치던 문제도 고쳐졌고, 소 맵에서 일정 거리 이상의 물건이 아예 사라져서 보이지 않는 문제 때문에 딸기소가 어디 있는지 파악할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중에 확인해 봤을 때는 고쳐졌다.

사흘째 플레이의 하이라이트(응?)는 역시 요링님의 기차놀이...였는데, 기차놀이를 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클라이언트가 크래시 났기 때문에 제대로(?) 즐기지 못 했다. 결국 나중에 들어 와서 한 번 더 한 기차놀이에 슬쩍 끼었는데... 흐흐. 요링 팬클럽 어디 있나요?;;;

앞쪽에 보이는 기린 모자 쓴 캐릭터가 요링님. 근데 이거 찍고 1분인가 뒤에 튕겼다.
결국 10분 후에 다시 슬쩍 끼어서 (맨 뒤에;;;) 기차놀이~

기차놀이는 사실 그다지 예상하지 못 한 것이었는데 개발팀이 로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는 개뿔이고 뭐 당연한 거겠지만)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저게 요링님 독단 행동은 아니잖는가? 아바마마가 공지도 띄우는데 뭘. :)

결론

테스트 마지막 날 바로 다음 날에 보는 시험을 사실상 공부 안 하고 똥배짱으로 치는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참여했던(...이거 망하면 임**님 책임임. 어?) 테스트였기에 이왕이면; 끝장도 제대로 내자는 생각으로 글을 썼던 것 같다. 글을 쓰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데 어떻게 다 써 낸 걸 보면, 아무래도 게임에 애정을 가지고 있기에 까도 제대로 까자라는 생각을 한 것 같으니 개발팀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해야 하나. 허허.

아무튼 수많은 불만사항과 건의사항, 그리고 평가를 쏟아 내긴 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거다. 괴혼온라인 참 재밌게 했고, 이리 저리 남아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면 좀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다음 테스트가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그 때도 참여할 수 있다면 기꺼이 이런 글을 써 드리도록 하겠다. 그게 내가 이 게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방법일테니까.

마지막으로 이 글에 답글까지 달아 주신 여러 괴혼온라인 개발자 여러분들(긴장하셨다는 얘기가... 흐흐흐), 부족한 글을 보시고 여러 피드백을 해 주신 다른 테스터 여러분들, 테스트 종료 직전까지 열심히 떠들고 열심히 멀티 플레이를 했던 많은 분들 -- 에이스님, 개되징님, 괴흥님, 괴혼마니아님, 그리고 이름 도저히 기억 안 나는 수많은 다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글을 마치겠다. 다시 만날 날이 있기를!

덤: 개발자를 위한 변명

몇몇 분들이 자유게시판에 괴혼온라인의 사양이 서든 같은 다른 그래픽 좋아 보이는 게임에 비해 너무 높다는 얘기를 하셨다. 그런 의미에서 개발자의 입장에서 왜 괴혼온라인의 사양이 높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 보도록 하겠다.

삼차원 그래픽스에서 "폴리곤"(포켓몬 이름 말고)이라고 할 때는 물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요소, 즉 삼각형들의 집합을 뜻한다. 뭔 소린지 모르겠으면 아래 그림에 나온 모든 삼각형이 폴리곤이라고 보면 된다.

위의 그림에서는 폴리곤 하나에 색깔이 하나만 붙어 있기 때문에 매우 밋밋하게 보인다.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각 폴리곤에 미리 정해진 스티커를 붙여서 좀 그럴듯하게 보이게 하는데, 이 스티커를 텍스쳐라고 한다. 폴리곤에 입혀지는 텍스쳐를 그냥 보면 정말 이상하게 보일 때도 있다.

이미지는 Ben Mathis의 말 렌더링 튜토리얼에서 무단 편집함

따라서 텍스쳐를 가지고 훨씬 적은 수의 폴리곤만으로도 그럴듯한 이미지를 나오게 하는 게 가능하다. 물론 텍스쳐만으로 완전한 건 아니고, 다양한 기법들이 연구되어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서 잘 활용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생략한다. 하지만 괴혼의 경우 애초에 화면에 뜨는 물건도 엄청 많은데다 그래픽의 특성상 복잡한 텍스쳐 자체를 쓰지 않으니 훨씬 많은 폴리곤을 쓸 수 밖에. (물론 요즘은 이런 일들은 모두 그래픽 카드가 해 주지만, 여기서는 "그래픽의 품질과 요구 사양이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길 바란다.)

또 하나 괴혼을 느리게 만드는 것은 물리 계산이다. 모든 물건이 둥근 구라고 가정하고 처리를 하면 정말 좋겠지만-_-;; 안타깝게도 괴혼의 덩어리가 항상 둥근 건 아니다. 게다가 물건들도 길쭉한 것도 있고 네모난 것도 있고 심지어는 움직이는 것도 있지 않은가?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프로그램을 짜면 최적화가 문제가 아니라 돌아가게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때도 있다. (물론 요즘은 너무 세상이 좋아져서 그래픽 카드가 물리 계산까지 해 주기도 한다. 괴혼온라인이 쓰는 PhysX가 그런 놈이다. 근데 내 그래픽 카드는 라데온이야...) 서든이야 총 쏘는 게 사람한테 맞았는지 계산하고 건물이랑 사람이랑 부딪히는 것만 계산하면 되지만 괴혼은 보이는 게 다 먹을 수 있는 거니; 당연히 어려울 수 밖에.

이 정도로 설명이 되었을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문제는 아니다. O>-<

이 글은 본래 http://arachneng.egloos.com/1515059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rev 71b35f804c1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