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인터넷 세상은 좁다

쉬운 예:

옛날에 (양산형?) 판타지 소설에 심취해 있을 때 자주 눈여겨 보던 글 쓰던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을 나중에 대학교 들어 와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듣던 수업의 조교 -- 그러니까 대학원생 -- 였을 뿐만 아니라 판타지 소설 심취하기 훨씬 전부터 알고 지내던 아는 형이 잘 알던 후배이기도 했다. -_-;

조금 더 어려운 예:

수시아의 찌질열전에서 기술한 이 글, 댓글까지 보고 나서 미칠 것 같이 웃었다. 일단 내가 문제의 파인클릭(지금은 망한 줄 알았는데 댓글 보니 용케 살아 있네)에서 활동했던 경력이 있어서 당시 사건을 대강 알고 있는 것까진 그렇다 쳐도, 어떻게 수시아 말고 나머지 한 사람의 당사자가 내 친구여... 나중에 물어 보니 "수시아랑 친구하느니 명박이랑 친구함"이라나.


요컨대, 넷 공간에서 일정 시간동안 있으면 좋든 싫든 비슷한 사람들끼리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그건 이 동네가 작아서 그런 게 아니라, 시간이 누적되면서 흔적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이리라. 아마 조금만 뒤져 보면 내가 그동안 무슨 일을 해 왔는지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 2001년 이전의 흔적은 잘 없을텐데, 이건 PC통신 때 얘기니까 탐문수사를 하면 쉽게 드러날 것이다...)

전문 용어로 말하자면 이 동네를 나타나는 그래프에는 정점(vertex)은 많지만 정작 반지름(radius)은 엄청나게 작달까... 그래서 이 동네는 참 재밌다. 보고 있으면 자기들이 알아서 자뻑하고 난리를 치는데 (심심하면 나도 끼어 들고) 이런 거리들이 끊임 없이 재생산되니 지칠 구석이 없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다루는 엔하위키 같은 곳들이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고.

* 이런 류의 글을 올리기 위한 별도의 분류를 새로 만들었다. 과연 글이 올라 올 것인가...

이 글은 본래 http://arachneng.egloos.com/1635226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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