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 27일 오늘의 삽질
1.
토끼군 사는 동네(학교 말고)의 마을 버스 타는 데 650원이 든다. 토끼군은 학교에 가는 길에 마을 버스를 타기 위해 동전을 주머니 속에서 손으로 대강 세어 보니 딱 650원이 나오는 것 같아서 (동전 같은 거 여러 개 가지고 다니다 보면 대충 감이 잡히게 마련이다) 올라 탈 때 대충 꺼내다가 돈을 넣고 한참 뒤에 내려서 주머니를 살펴 보니...
100원이 남아 있다?! orz
대강 상황을 종합해 보면, 동전 세 개를 넣어야 하는데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다가 100원짜리 하나를 빼 먹고 그냥 넣어 버렸던 것. -_-;
결론: 토끼군은 550원 내고 마을 버스를 탄 나쁜 놈이다.
2.
토끼군은 강남 고속 버스 터미널에서 차를 타서 유성 고속 버스 터미널에서 내린다. (두 고속 버스 터미널은 이름이 비슷하고 고속 버스가 좀 많다는 것 빼고는 모양새에 별 공통점이 없다.) 근데 한 달 만에 온 고속 터미널이라 경부선인지 호남선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토끼군은 순진하게 지나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 봤다.
"대전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해요?"
"아, 아마 경부선 가면 될 거에요."
몇 사람이 비슷한 대답을 하길래 믿고 경부선에 갔다. 근데 뭔가 비쥬얼이 딸리는 게 내가 잘못 왔나? 싶어서 안내 데스크에 물어 봤다.
"여기 대전 가는 차 있는 거 맞아요?"
"네."
"...음 호남선도 대전 가나요?"
"네."
"아 그래서 헷갈렸구나,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고 30초 뒤에 토끼군은 진실을 깨달았다.
토끼군이 가야 하는 터미널은 대전(경부선, 호남선 다 됨)이 아니라 유성(호남선에만 있음)이었다는 것을. orz
결국 왔던 일 되돌아 가서 호남선에서 표 샀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결론: 토끼군한테 위치 감각과 방향 감각을 요구하면 요구한 사람도 함께 고생한다.
3.
서울에서 대전 가는 고속 버스를 탔다. 짐이 옷 가방과 노트북 가방으로 나뉘는데 (다른 것들은 모두 노트북 가방에 쑤셔 넣는다) 옷 가방을 들고 가기 난감해서 선반 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열심히 텔레비전도 보고 노트북도 꺼내서 하던 중에...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억!"하는 소리가 조금 간격을 두고 들렸다. -_-;;;
그러니까... 토끼군이 올려 놓은 짐 가방이 좀 대충 올려져 있어서 차체가 흔들리는 와중에 떨어져 버렸고, 그 가방이 내 앞에 앉아 있던 사람의 목(!)에 떨어져 버린 것. 그 사람은 목을 붙잡고 켁켁거리고 있었다;;;
결론: 토끼군과 같이 버스를 타면 머리 위를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