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코토리바코

적절히 잘 알려진 2ch 괴담. 한국어 쪽에서 비교적 원전이라 할 수 있는 글은 다음과 같다: (사실 이 번역에는 꽤 많은 부분이 빠져 있으나 여기에서 자세히 설명할 이유는 없으니 생략)

http://gurm1.egloos.com/2998241
http://gurm1.egloos.com/3000246

"글을 읽고 나서 구토증세나 오한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라지만 사실 괴담이라고 하기에는 맥빠지는 내용이다. 원래 최초에 투고된 글은 코토리바코(子取り箱, 즉 아이 잡는 상자. 小鳥箱[작은 새 상자]와 발음이 같아서 최초에 혼선이 있었으나 별 의미는 없다)라고 해서 여자와 아이의 손가락과 내장 따위를 넣어서 밀봉한 저주용 상자를 (저주 걸렸다는 사실을 모른 채) 투고자의 친구가 실수로 만졌다가 다행히도 신관인 다른 친구가 해결을 해 줬고 나중에 이야기의 전말 -- 졸라게 차별받던 부라쿠민들이 도망자로부터 상자 만드는 방법을 알고 열심히 만들었는데 너무 버거워서 백수십년에 걸쳐 아직까지도 저주를 풀고 있는 중인데 그걸 친구가 꺼내 버렸다는... -- 을 듣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별 것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사실 별 거 아니다. 일본어로 직접 원문을 읽은 내가 보장한다. -_-;;;

문제가 되는 내용은 그 신관 친구에 따르면 i) 코토리바코는 아직도 두 개 정도 남아 있으며 ii) 남아 있는 코토리바코는 부녀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iii) 그 코토리바코를 백수십년 전에 처음 전수해 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투고자와 뭔가 관련이 있을 수 있다(정확히는, 성씨가 같다)는 점이다. 투고자에 따르면 iii)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당사자들의 허락을 받아 자세한 정보를 찾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물론 남아 있는 코토리바코(와 그와 비슷한 상자들)의 행방도 알고 싶어하니 그 쪽으로 조사가 확장되었다.

그러한 결과로 2ch 쓰레드 정리 사이트도 만들어지고 하면서 꽤 인기를 끈 것 같은데, 누구는 코토리바코 관련 글을 읽는 것만으로 오한이 들고 몸이 안 좋아졌다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이건 솔직히 낚시인 것 같다. 하지만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물건이 있다는 증언을 하고 있으며 (사진 인증한 사람도 있다) 심지어 투고자를 만나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상자 수가 너무 많은데, 아마도 코토리바코(와 그와 비슷한 상자들)를 만드는 방법은 비교적 잘 퍼져 있는 것 같고 단지 투고자가 처음으로 거기에 대한 글을 올린 것 뿐이 아니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듯.

여기에 대한 지적도 있으니, 코토리바코 얘기가 나돌기 전까지는 상자에 대한 글이 눈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갑자기 상자에 대한 글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잘 나가는 괴담에 살이나 붙여 볼까"라는 느낌. 하지만 인간의 기억은 기억해 내고 싶어서 기억해 내는 것보다는 다른 자극에 의해서 우연히 기억나는 경우가 많으니 이건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그렇다고 정말로 저주가 남아 있다거나 할지는 의문이지만.

귀찮아서 여기에서 종료.

한 줄 요약: 저주가 정말로 있는 것 같진 않지만 비슷한 민간 전승이 꽤 퍼져 있는 것 같기는 함. 즉, "상자"는 꽤 있는 것 같긴 한데, 그 상자 중 투고자의 상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음.

이 글은 본래 http://arachneng.egloos.com/1650700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rev 71b35f804c1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