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이바라키의 용궁성

갑자기 오밤중에 궁금해져서 안 되는 일본어로 검색질해 가면서 찾아 봤다.

용궁성(龍宮城)은 뭐 당연하겠지만 바닷속 용궁에 있는 섬이다. 일본에서는 우라시마 타로 얘기서 타로가 묵는 장소라고 한다. (전래동화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요약하면: 어부인 우라시마 타로가 거북이를 구해 주자 그 답례로 용궁성에서 사흘동안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 왔는데, 돌아 오고 보니 삼백년이 흘러 있었다는 흠좀무서운 얘기)

이바라키(茨城) 현의 용궁성은 바로 그 용궁성을 현실-_-에 재현한 건물이었다. 미요시 츠네요시(三吉常吉)는 어느 날 꿈의 신탁을 받아서 용궁성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는 뭔가 테마파크 식으로 운영하고 있던 모양이다. 기묘한 건물(그 건물이라는 것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판자들로 이루어져 있음)과 벽화들, 알 수 없는 물건들(...)이 즐비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 페이지 참조:

http://www9.plala.or.jp/challenger/danwa/okuni/ryuuguu.htm (2000년 이전?)
http://www.arakawas.sakura.ne.jp/backn012/ryugujou/ryugujo1.html (2006년?)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고 연예인도 다녀 갔다니 나름 명소였던 모양이다. 접근성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어서 걸어 갈 수 있는 거리긴 한데 한 번에 가는 건 힘들다고 하더라. 근데 뒷쪽 글에서 알 수 있듯, 2001년 미요시가 죽은 뒤 전혀 관리가 되고 있지 않아서 상당히 많이 부서진 상태라고 한다. 애초에 전문적으로 건축을 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훨씬 빨리 붕괴되고 있다는 관측.

여기까지가 진실이고, 이 다음부터는 내가 여기에 대해서 굳이 오밤중에 조사를 하게 만든 글이다. (아래 번역은 2ch 어비스에서 가져 옴. 비슷한 글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으나 직접 번역한 글이었을테니 한국어 웹에서는 "원전"으로 봐도 되겠다. 아... 근데 괴담천국에도 있던 것 같은데 지워져서 못 찾겠)

(전략)

헌데 이 할아버지가 죽고 나서, 집을 허물었을 때 무서운 사실이 밝혀졌어

벽에서 할아버지 아내의 시체가 발견된 거야,
그것도 오래됐는지 완전히 백골이 되버린 채
한마디로 그 할아버지는 아내를 죽이고 시체를 벽에 묻은 다음
썩는 냄새 같은 걸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채이지 않게 하려
집을 용궁성으로 위장했다는 것

거기에 앞뒤를 맞추기 위해 죽을 떄까지 미치광이 행세를 했다는 거야

과연 이 글은 진실일까? (덤으로 가장 원전이 되는 쓰레드를 찾아 보면 "이 사건 이후로 텔레비전에서 자취를 감췄다"라는 얘기가 있다.)

다행히도 미리 조사한 사람이 있었으니, 이 블로그 글을 보시라. 글에서 지적하듯 원전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 첫번째는 "집은 아직 허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며 (친척이 집을 허물었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지역 사람이 있긴 했으나 실제 집이 존재함을 확인했으니 소문에 불과하다) 두번째는 "용궁성 근처에 아내의 묘지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글의 증언에 따르면 애초에 벽이 얇아서 시체를 묻고 싶어도 묻을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한다.

근데 문제는 이 글에 붙은 댓글이니, 원전과 똑갈은 내용의 뉴스를 본 사람이 두 명이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참고로 첨언하자면 블로그 글은 2007년 4월에 쓰여졌고 해당 댓글은 2008년 11월, 2009년 3월, 그리고 8월에 쓰여졌다.) 앞에 댓글을 단 사람에 따르면 정확히는 기억할 수 없지만 2004~2005년 경에 저녁 뉴스로 잠깐 본 바가 있으며, 시체는 용궁성의 내부는 아니지만 용궁성에 가까운 건물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웹을 내 한계까지 뒤져 봐도 관련된 내용이 더 이상 안 나온다. 그들의 말처럼 일종의 터부가 되어서 내용이 사라진 것인지, 그냥 두 사람(한 사람일 수도 있고)이서 낚시질한 건지는 이 시점에서는 결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줄 결론: 현재 알려진 정보로는 사실 무근. 다만 단신으로만 소개되고 + 언급이 터부시되어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 눈꼽만큼.

이 글은 본래 http://arachneng.egloos.com/1650694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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