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저널

지못미 숭례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숭례문 (이제는 숭례숯인가…)

오늘 출근하고서야 숭례문이 폭삭 다 타 버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밤에 배가 아파서 뉴스를 못 보고 자 버린 까닭에 숭례문에 불 났다는 건 알았어도 상황이 악화된 건 모르고 있었다. (게다가 아침에는 지하철에서 멀미때문에 고생해서 신문 볼 겨를도 없었다.) 이건 뭐라고 해야 할지 원.

이번 사건에 대한 몇 가지 trivia들.

  • 숭례문 일반 공개는 2006년에, 그러니까 지금의 아키히로이 명박 씨가 시장직을 역임하고 있을 때 된 것이다. 이 명박의 공약 중 하나가 숭례문 일반 공개였다고 하던데 나는 잘 모르겠고, 하여간 문화재청은 반대했다고.
  • 숭례문은 한동안 삼성 에스원에서 경비를 맡고 있었지만, 두 달 전에 KT 텔레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삼성 요즘 욕 많이 먹던데 그나마 이번 사건은 한 숨 돌린 셈.
  • 숭례문 다 타고 복구해 봐야 그게 뭐가 문화재냐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지금 탄 숭례문도 1961년에 해체하고 1963년에 다시 복원한 바 있다. 즉, 이번 방화 사건으로 숭례문이 잃는 가치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 된 목조 건물"이라는 지위 뿐이다.
  • 일본의 (전설적인) 건국일은 기원전 660년 2월 11일. 이거 가지고 사람들이 난리치던데, 방화범이 이 날을 노려서 방화를 한 게 아니라면 별 의미 없음.

뭐 어떻게 되었든 1~2년 뒤면 복원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복원에 쓸 소나무가 아직도 남아 있는 건진 모르겠다. 숭례문 정도면 몇십 그루 넘게 베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 글은 본래 http://mearie.org/journal/2008/02/sungnyemoon-arson에 썼던 것을 옮겨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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